순천만의 갈대밭과 갯벌

갯벌 하나가 1년에 17조 8천억 원어치 일을 한다 — «가치»를 돈으로 세는 법

참고자료 · 자료 시점
핵심 출처 — 정책기자단 조수연, 「[바다의 날] 지구의 콩팥, ‘한국의 갯벌’에 가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korea.kr), 2022.5.31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사(2017년 착수) 결과 인용, 항목별 수치
자료 시점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17년 착수 조사(2013년 조사와 비교)
정리 — Inkmarsh 편집팀 · 2026.9

갯벌에서 눈에 보이는 «생산물»은 조개·낙지·굴 같은 수산물입니다. 그런데 갯벌이 «공짜로» 해 주는 일은 이보다 훨씬 많습니다. 오염물질을 걸러내고, 태풍과 해일의 충격을 흡수하고, 탄소를 가둬 둡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2017년부터 진행한 조사는 이 «눈에 안 보이는 일»에 값을 매겼습니다. 결과는 연간 17조 8,121억 원이었습니다.

«생산물»이 아니라 «서비스»를 세는 계산법

이 조사가 계산한 것은 갯벌에서 «수확»한 수산물의 시장가격이 아닙니다. 조절서비스(정화·탄소저장 등)와 문화서비스(관광·체험·치유 등)라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는 «생태계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한 것입니다.

순천만 갯벌·갈대밭 풍경(다른 각도)
같은 순천만을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문화서비스(생태 관광·체험)로 계산에 들어가는 «사람이 찾는 갯벌»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실었습니다. 사진: 최광모(Kwangmo) / Wikimedia Commons (CC0)

이 총액 중 확인된 항목만 보면 **재해저감 서비스가 연간 2조 1,414억 원, 문화서비스가 연간 1조 4,335억 원**입니다. 정화·탄소저장·기후조절·재해방지를 묶은 «조절서비스» 전체는 약 16조 3,786억 원으로, 여기에 문화서비스(1조 4,335억 원)를 더하면 총액(17조 8,121억 원)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 재해저감 2조 1,414억 원은 이 조절서비스 16조 3,786억 원 안에 포함된 «일부»이지, 별도로 더해지는 항목이 아닙니다.

⇒ ★수산물 «생산량»은 «얼마나 거둬 갔는가»를 재는 값이지만, 생태계서비스 «가치»는 «거둬 가지 않아도 갯벌이 대신 해 주고 있는 일»을 돈으로 환산한 값입니다. 갯벌을 매립하면 수산물 생산이 준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이 계산은 그와 별개로 정화·재해방어·치유라는, 평소에는 청구서가 날아오지 않는 일까지 세우려는 시도입니다.

2013년보다 15조 원 늘어난 이유는 「갯벌이 좋아져서」가 아니다

이 조사는 2013년에도 한 차례 이뤄졌는데, 이번 결과는 그때보다 약 15조 원 늘었습니다. 다만 이 증가를 «갯벌이 그만큼 더 건강해졌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평가 항목 자체가 늘어난 데서 나왔습니다. 탄소흡수처럼 이전 조사에는 없던 새로운 가치 항목이 이번에 추가됐고, 서남해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새로 생긴 «문화서비스 가치»도 반영됐습니다. 같은 대상이라도 «무엇을 세는가»(평가 항목의 범위)가 달라지면 총액이 크게 바뀝니다. 두 해의 숫자를 단순 비교해 «갯벌 가치가 커졌다»고 말하는 것은, 자를 바꿔 놓고 길이가 늘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오류입니다.

이 숫자에 «빠진 것»도 있습니다

정책브리핑 기사는 이 계산에 어촌 주민의 어업 활동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명시합니다. 즉 17조 8,121억 원은 «수산물 생산으로 어민이 버는 돈»을 더한 값이 아니라, 그와는 별개인 조절·문화 서비스만의 값입니다.

⇒ ⚠️생태계서비스 가치평가에서 흔히 나오는 함정이 이것입니다. 총액이 «갯벌이 인간에게 주는 모든 경제적 가치의 합»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평가 방법이 다루기로 정한 항목의 합입니다.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뺐는지를 밝히지 않으면, 이 숫자는 실제보다 작아 보이거나(수산업 가치 누락) 실제보다 포괄적으로 보이는(전부 다 센 것처럼) 착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치」와 「보전」 사이의 간격

이런 숫자가 나오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닙니다. 매립·개발 사업을 검토할 때 흔히 등장하는 논리는 «갯벌을 그대로 두면 당장 돈이 안 되지만, 매립해서 산업단지를 지으면 얼마짜리 경제효과가 난다»는 비교입니다. 갯벌 쪽에 아무 숫자가 없으면 이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 ★생태계서비스 가치평가는 바로 이 비대칭을 줄이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개발이 만드는 가치는 이미 화폐 단위로 쉽게 말할 수 있는 반면, 보전이 만드는 가치는 그렇지 않다는 «표현 방식의 격차»가 있었습니다. 17조 8,121억 원이라는 숫자는 그 격차를 줄여, 두 선택지를 최소한 같은 단위(원)로 놓고 비교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숫자 자체가 «갯벌의 진짜 가치»는 아니며, 앞서 본 대로 무엇을 셀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값이라는 한계는 그대로 남습니다.

실무 적용 — 큰 숫자를 볼 때 「무엇을 뺐는가」부터 확인하라

  • ★★가치평가 총액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어떤 항목이 포함됐고 어떤 항목이 빠졌는지»를 함께 밝히십시오. 이 조사는 수산업 가치를 명시적으로 제외했습니다. 그 사실 없이 총액만 인용하면 다른 통계와 이중 계산되거나 오해를 부를 수 있습니다.
  • ★같은 대상의 이전·이후 값을 비교할 때는 «평가 항목 자체가 같은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이번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대상의 실제 변화가 아니라 평가 범위의 확장에서 나왔습니다.
  • 정성적 가치(정화·재해방어·치유)를 화폐가치로 바꾸는 작업은 «측정»이 아니라 «환산 방법에 대한 합의»에 가깝습니다. 방법이 바뀌면 같은 대상도 다른 숫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읽으십시오.

정리하면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사(2017년 착수)는 갯벌의 생태계서비스(조절·문화) 가치를 연간 17조 8,121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 정화·탄소저장·재해방지를 묶은 조절서비스가 16조 3,786억 원(그중 재해저감이 2조 1,414억 원), 문화서비스가 1조 4,335억 원으로, 둘을 더하면 총액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 ⇒ 2013년 조사보다 약 15조 원 늘어난 것은 갯벌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평가 항목이 늘어난 결과이고, 이 총액에는 어업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본 콘텐츠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korea.kr)에 실린 정책기자단 기사를 정리한 해설입니다. 해양수산부 원 보도자료 전문은 이번 세션에서 두 차례 접속을 시도했으나 모두 열람에 실패해 재게재 기사와 산술적 정합성 검증으로 대신 확인했습니다. 조절서비스 내부의 세부 항목(정화·탄소저장·기후조절 각각의 몫)까지는 이번 원고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최종 확인일: 2026-09-20.

작성: Inkmarsh 편집팀 — 「값을 매긴다」는 것은 «측정»이 아니라 «무엇을 셀지 정하는 일»이라는 관점으로 읽었습니다.

참고

  • 정책기자단 조수연, 「[바다의 날] 지구의 콩팥, ‘한국의 갯벌’에 가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202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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