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동해안 염습지에 갯끈풀류가 빽빽하게 자란 풍경

갯벌을 덮어 버리는 풀 — 갯끈풀은 왜 뽑아도 뽑아도 돌아오는가

참고자료 · 자료 시점
핵심 출처 — 환경부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 고시 — 갯끈풀(2016), 국립생태원·해양수산부 갯끈풀 분포 및 제거사업 자료, 중국 연안 Spartina alterniflora 도입·확산 관련 연구, 염생식물의 통기조직·염선 생리에 관한 식물생리 문헌
자료 시점 — 2008년 국내 최초 확인 이후 + 최근 관리 현황
정리 — Inkmarsh 편집팀 · 2026.8

갯벌에 풀이 자라는 것은 원래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칠면초도 자라고 갈대도 자랍니다.

문제는 이 풀이 자라는 위치입니다. 갯끈풀은 기존 염생식물이 살지 못하던 더 낮은 조간대, 그러니까 하루 두 번 물에 잠기는 맨 갯벌까지 내려와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한 번 자리를 잡으면 그 갯벌은 몇 년 안에 초지로 바뀝니다.

국내에서는 2008년경 강화도 남단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보고되었고, 2016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 뒤로 매년 제거 사업이 이어지고 있는데, 뽑아도 돌아옵니다.

왜 그런지는 이 식물의 생리를 보면 설명됩니다.

이 풀은 갯벌에서 살도록 설계되어 있다

갯끈풀이 강한 이유는 세 가지 장치에 있습니다.

첫째, 통기조직. 갯벌 퇴적물은 표면 몇 밀리미터 아래부터 산소가 없습니다. 보통 식물의 뿌리는 여기서 질식합니다. 갯끈풀은 줄기와 뿌리에 공기가 통하는 관 구조를 갖고 있어, 지상부에서 받은 산소를 뿌리까지 내려보냅니다. 무산소 진흙에서 뿌리를 뻗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둘째, 염선. 잎 표면에 소금을 밖으로 밀어내는 분비 구조가 있습니다. 바닷물에 반복해 잠겨도 세포 안 염분 농도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지하 뿌리줄기. 씨앗으로만 퍼지는 것이 아니라 땅속줄기를 옆으로 뻗어 군락을 넓힙니다. 그리고 이 뿌리줄기는 조각만 남아도 다시 자랍니다.

세 번째가 제거를 어렵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위성에서 촬영한 황허 삼각주의 조간대와 수로 구조
황허 삼각주 위성영상. 중국 연안은 갯끈풀 확산이 가장 크게 진행된 지역으로, 우리 갯벌의 미래 시나리오를 미리 보여 주는 사례로 다뤄집니다. 사진: NASA Earth Observatory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갯벌이 초지로 바뀌는 순서

갯끈풀 군락이 자리 잡으면 갯벌은 단계적으로 성질이 바뀝니다.

  1. 줄기가 물살을 죽입니다. 빽빽한 줄기 사이를 지나는 물은 속도를 잃습니다.
  2. 퇴적물이 가라앉습니다. 느려진 물은 싣고 있던 진흙을 놓습니다. 군락 안쪽에 퇴적이 집중됩니다.
  3. 지면이 높아집니다. 바닥이 올라가면 물에 잠기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4. 더 위쪽 식물이 들어옵니다. 조간대 상부 환경이 되면서 다른 육상성 식물이 따라 들어옵니다.
  5. 원래 있던 것이 사라집니다. 맨 갯벌에 살던 저서생물과, 그것을 먹던 새들의 자리가 없어집니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생깁니다. 퇴적물을 붙잡고 지면을 높이는 것은 해안 보호 관점에서는 이득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 해안 보호와 간척을 목적으로 이 식물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황허 삼각주와 장쑤성 연안에서 관측되는 대규모 확산입니다. 의도한 기능은 작동했지만, 원래의 갯벌 생태계가 그 대가였습니다.

왜 하필 도요물떼새인가

우리 서해안 갯벌의 국제적 가치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에서 나옵니다.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에서 번식하고 호주·뉴질랜드에서 겨울을 나는 도요물떼새들이 중간에 반드시 들르는 급유소가 서해 갯벌입니다.

이 새들이 먹는 것은 갯벌 표면과 얕은 퇴적층에 사는 저서생물입니다. 조개, 갯지렁이, 게 같은 것들입니다.

갯끈풀 군락은 이 먹이터를 두 방향에서 지웁니다. 물리적으로 부리를 꽂을 표면 자체가 사라지고, 퇴적 환경이 바뀌면서 저서생물의 종 구성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갯끈풀 문제는 식물 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국경을 넘는 철새 이동경로의 문제로 다뤄집니다.

제거가 어려운 이유

매년 제거 작업이 이뤄지는데도 재발이 반복됩니다. 이유가 몇 가지 겹칩니다.

  • 뿌리줄기 조각 하나면 재생합니다. 지상부만 베어 내면 이듬해 다시 올라옵니다. 뿌리째 파내야 하는데, 갯벌에서 굴착 작업은 그 자체로 퇴적층을 교란합니다.
  • 접근이 어렵습니다. 물때에 따라 작업 가능한 시간이 하루 몇 시간으로 제한됩니다. 장비를 넣기도 쉽지 않습니다.
  • 재유입이 계속됩니다. 종자와 뿌리줄기 조각이 조류를 타고 이동합니다. 한 지점을 완전히 제거해도 인근 군락이 남아 있으면 다시 들어옵니다.
  • 초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군락이 눈에 띌 정도로 커지면 이미 뿌리줄기가 넓게 퍼진 뒤입니다.
  • 제초제를 쓸 수 없습니다. 조간대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이라 화학적 방제의 확산 위험이 큽니다.

경험적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면적이 작을 때 잡으면 값이 싸고, 놓치면 급격히 비싸집니다. 확산이 뿌리줄기로 일어나기 때문에 면적은 시간에 대해 선형이 아니라 그보다 빠르게 늘어납니다.

실무 적용 — 갯벌에서 이 풀을 봤다면

  • 생김새를 익혀 두십시오. 갈대보다 낮고, 칠면초처럼 붉지 않으며, 맨 갯벌 한가운데 초록 다발로 서 있으면 의심할 만합니다.
  • 위치를 기록하십시오. 사진과 좌표가 가장 유용합니다. 갯벌은 지형지물이 적어 말로는 위치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 직접 뽑지 마십시오. 뿌리줄기가 끊기면 조각이 퍼질 수 있고, 갯벌 굴착은 허가 사항입니다.
  • 관할 기관에 알리십시오. 지자체 해양·환경 부서, 국립생태원, 해양수산부 계통으로 신고가 접수됩니다.
  • 낚시·갯벌체험 장비를 옮길 때 씻으십시오. 장화나 통에 붙은 뿌리 조각이 다른 갯벌로 옮겨 갈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서 조심해야 할 서술

  • “외래종이라 나쁘다”는 설명은 부정확합니다. 갯끈풀은 원산지인 북미 대서양 연안에서는 습지를 지탱하는 기반종입니다. 문제는 종 자체가 아니라 그 종이 없던 생태계에 들어왔을 때의 결과입니다.
  • 박멸 성공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지상부가 사라졌다고 뿌리줄기까지 없어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몇 년 단위의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 면적 수치는 조사 방식을 확인해야 합니다. 항공·위성 판독과 현장 실측의 값이 다르게 나오고, 판독 시기에 따라 군락 경계가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갈대와 어떻게 구분하나요? 갈대는 대체로 조간대 상부나 기수역에서 자라고 키가 큽니다. 갯끈풀은 그보다 낮은 조간대, 물이 하루 두 번 드나드는 맨 갯벌까지 내려옵니다. 자라는 높이대가 다른 것이 가장 확실한 단서입니다.

Q. 갯끈풀도 블루카본 아닌가요? 탄소를 묻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탄소만 놓고 보면 안 됩니다. 저서생물 서식지와 철새 먹이터가 사라지고 조수로 구조가 바뀌는 것을 함께 계산해야 하며, 이 손실은 탄소 수치로 환산되지 않습니다.

Q. 왜 하필 강화도였나요? 최초 확인 지점이 그곳이었을 뿐, 유입 경로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선박 평형수, 해류를 통한 종자 이동 등이 가능성으로 거론됩니다.

Q. 완전 제거가 가능한가요? 면적이 작은 단계에서 뿌리째 제거하고 이후 몇 년간 재발을 감시하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미 넓게 퍼진 지역에서는 목표를 박멸이 아니라 확산 억제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우리나라 확산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경기만 일대를 중심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공표되는 면적은 조사 시점과 판독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정 수치를 인용할 때는 조사연도와 방법을 함께 적는 편이 정확합니다.

Q. 중국 사례를 그대로 우리에게 적용해도 되나요? 경향은 참고할 수 있지만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조차, 퇴적물 공급, 기온 조건이 달라 확산 속도와 상한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본 콘텐츠는 생태·보전 정보 해설입니다. 갯벌은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공간이며, 생태계교란 생물의 제거·이동은 관계 법령에 따라 관할 기관의 관리 아래 이뤄져야 합니다. 최종 확인일: 2026-08-02.

작성: Inkmarsh 편집팀 — 종을 탓하지 않고 결과를 기록합니다.

1차 출처

  • 환경부 —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 고시(갯끈풀, 2016)
  • 국립생태원·해양수산부 — 갯끈풀 분포조사 및 제거사업 자료
  • 중국 연안 Spartina alterniflora 도입 경위 및 확산에 관한 연구
  • 염생식물의 통기조직·염선에 관한 식물생리 문헌

⚠️ 미인용 처리

  • 국내 최초 확인 연도와 지점 — 보고에 따라 표현이 갈려 ‘2008년경 강화도 남단에서 확인된 것으로 보고된다’로 처리했습니다.
  • 국내 분포 면적과 제거 실적의 구체 수치 — 조사 시점·판독 방식에 따라 값이 달라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 중국의 도입 연도와 도입 주체 — 자료마다 서술이 달라 ‘1970년대 후반’으로만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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